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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지고 몸을 떨거나 의식을 잃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놀라고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종종 이렇게 말하죠. “저 사람 간질 아니야?”
하지만 정작 그 ‘간질’이라는 병이 어떤 병인지, 왜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뇌전증’은 과거 ‘간질’이라고 불렸던 병으로,
뇌에 일시적인 전기 신호 이상이 발생해 다양한 형태의 발작이 반복되는 만성 신경질환입니다.
단순히 경련하거나 쓰러지는 증상만 있는 게 아니라, 잠깐 멍해지거나 말을 잃는 등 보이지 않는 증상도 많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 친구가 수업 도중 갑자기 멍하니 고개를 떨구는 걸 보고 단순히 졸리는 줄 알았던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부분발작’을 겪고 있었고,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번 글에서는 뇌전증이 어떤 병인지, 어떤 증상과 원인이 있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지를
쉽고 정확하게 정리해드릴게요. 그동안 막연했던 두려움을 ‘이해’로 바꾸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뇌전증이란 무엇인가
뇌전증은 흔히 ‘간질’로 알려져 있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간질’이라는 말은 이제는 의학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용어이며, **정식 병명은 ‘뇌전증(epilepsy)’**입니다.이 질환은 뇌에 갑작스러운 전기 신호 이상이 발생하여 일시적으로 의식, 감각, 움직임 등에 변화가 생기는 만성 질환입니다.
쉽게 말해, 뇌의 전기 회로가 갑자기 과열되면서 몸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발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50명 중 1명이 뇌전증을 앓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약 4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뇌전증과 간질, 용어의 차이
예전에는 ‘간질’이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사용되었지만, 이 용어는 차별적이고 낙인적인 인식을 유발할 수 있어 현재는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었습니다.
- 간질: 과거 일반인들이 사용하던 용어. ‘미친 병’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붙어 있음
- 뇌전증: 의학적으로 정확한 병명. 전기 신호 이상에 의한 반복적인 발작을 의미
뇌전증은 성격 문제도, 정신질환도 아닙니다.
‘뇌의 기능적 이상’으로 생기는 신경과 질환이며, 정확한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병입니다.ㄹ
뇌전증의 대표적인 증상들
많은 사람들이 뇌전증이라 하면 온몸을 떨고 거품을 무는 전신발작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훨씬 다양합니다.- 전신발작: 의식 소실, 전신 경련, 쓰러짐, 눈 돌아감 등
- 부분발작: 몸의 일부분만 떨림, 멍하니 고정 응시, 의미 없는 말 반복
- 무반응성 발작: 의식은 깨어 있으나, 주변 반응이 없음 (잠깐 멍함)
- 감각 이상: 갑작스런 냄새 감지, 빛이 보임, 청각적 착각 등
특히 **소아나 청소년의 뇌전증은 잠깐 멍해지는 식의 ‘결신발작(absence seizure)’**이 많아서,
부모조차 아이가 단순히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뇌전증의 원인과 발병 기전
뇌전증은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50% 이상의 환자에서는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뇌 손상: 외상, 뇌출혈, 뇌종양, 뇌감염(뇌염, 수막염 등)
- 선천적 뇌 구조 이상: 유전적 요인, 뇌 형성 장애
- 출산 시 산소 결핍: 저산소성 뇌병증
- 중추신경계 감염: 신생아기 혹은 유아기의 바이러스 감염
- 노인성 질환: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이후 발생
이처럼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은 다를 수 있지만,
**‘뇌의 전기적 흥분 상태’**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해지는 것이 공통된 핵심입니다.
진단 방법과 검사 과정
뇌전증은 반드시 반복적인 발작이 확인되어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검사가 활용됩니다.- 병력 청취 및 발작 영상 확인: 가족이나 보호자가 증상 당시 영상 기록 제공 시 매우 중요
- 뇌파검사(EEG): 발작 시 비정상적인 전기파형(간질파)을 확인
- 뇌 MRI: 구조적 문제 확인, 종양, 출혈, 기형 여부 확인
- 기타 검사: 혈액검사, 유전자 검사 등
진단은 단순히 ‘쓰러졌는가’가 아니라, 증상의 형태, 빈도, 유발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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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의 종류: 부분발작 vs 전신발작
뇌전증은 크게 **부분발작(focal seizure)**과 **전신발작(generalized seizure)**으로 나뉩니다.
- 부분발작: 뇌의 일부 부위에서 시작되는 발작. 의식이 유지되거나 일시적으로 혼미할 수 있음
- 전신발작: 뇌 전체에 전기적 이상이 퍼지는 경우. 의식을 잃고 온몸이 경련함
부분발작이 처음엔 경미하게 시작되더라도,
점점 전신발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대응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응급 상황에서의 대처 요령
발작이 발생했을 때 무작정 억지로 멈추게 하려 들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다음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응급 대처법입니다.- 환자 주변 물건 치우기: 부딪히지 않도록 주변 공간 정리
- 머리 받쳐주기: 바닥에 눕히고 머리를 다치지 않게 보호
- 입에 물건 넣지 않기: 거품을 물더라도 절대 손가락이나 젓가락 등 넣지 말 것
- 시간 기록: 발작이 5분 이상 지속되면 119 연락
- 회복 자세 유지: 발작 종료 후 옆으로 눕혀 기도 확보
응급 시 중요한 것은 억제보다는 보호이며, 주변인의 침착함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약물 치료와 생활 속 관리법
뇌전증 치료의 핵심은 항경련제 복용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을 선택해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발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항경련제 예시: 카르바마제핀, 레비티라세탐, 발프로산 등
- 복용 원칙: 매일 정해진 시간, 꾸준한 복용 → 갑작스런 중단은 오히려 발작 유발
또한 다음과 같은 생활 관리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 충분한 수면 확보: 수면 부족은 발작 유발 요인
- 스트레스 관리: 감정 기복도 증상에 영향
- 음주/약물 자제: 신경계에 자극을 줄 수 있음
-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신체 리듬 유지
뇌전증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아직도 뇌전증은 많은 오해 속에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오해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뇌전증은 정신병이다” ❌ → 아니요, 신경계 질환입니다.
- “뇌전증 환자는 사회생활 못 한다” ❌ → 잘 조절되면 학업, 직장 모두 가능
- “입에 물건을 넣어야 질식 안 한다” ❌ → 위험한 행동입니다. 절대 금지
- “치료해도 낫지 않는다” ❌ → 약물 치료로 70% 이상 조절 가능
정확한 지식이 가장 큰 치료입니다. 오해는 환자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 뿐입니다.
뇌전증 환자를 위한 사회적 지원과 권리
뇌전증은 잘 조절되면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장애등록: 일정 조건 충족 시 등록 가능 (신경계 5급~6급 등)
- 의료비 지원: 소득에 따라 약제비 지원 가능
- 취업/학업 지원: 직업 재활, 학생 지원 프로그램 등
- 심리상담: 정서적 지지와 가족 상담도 병행 가능
국가와 사회가 함께 도와야 진짜 회복이 가능합니다.
‘숨기지 않아도 되는 병’이라는 인식이 점점 확대되어야 합니다.뇌전증, 알면 덜 무섭고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뇌전증은 한순간의 발작보다, 그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정확히 알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환자도, 가족도, 사회도 모두 조금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이 글이 뇌전증을 더 깊이 이해하고, 주변에 뇌전증 환자가 있다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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